• 최종편집 2024-05-17(금)
  • 로그인
  • 회원가입
  • 지면보기
  • 전체기사보기
 

인천공항에서 몇 달째 노숙생활을 하는 러시아인 5명, 31일 오늘, 법원의 판결에 따라 난민 인정 & 거부 및 추방이 결정되었다. 인천공항에서 몇달째 노숙생활을 하는 러시아인 5명이 드디어 주요 외신들의 관심사로 떠 오르고 있다. 러시아의 부분 동원령을 피해 한국으로 온 이들은 한국 정부에 난민 신청을 했지만, 법무부의 심사 거부로 인해 인천공항에 발이 묶여 있는 상태에 있다.

 

인천공항에서 생활하는 러시아인은 모두 5명으로, 시베리아 출신의 안드레이(30)는 지난해 10월 부분 동원 소환장을 받자, 러시아를 탈출해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대학생 블라디미르(23)는 몽골과 필리핀을 거쳐 11월 12일 한국으로 왔다. 또 축구 선수인 자샤르 쿠비예프(31)는 징집에 불응하면 탈영병으로 처벌한다는 통보를 받고 한국으로 향했다고 한다. 

 

다른 두 명은 신원 공개를 꺼리고 있다. 러시아인 3명은 지난해 10월, 2명은 11월에 들어왔다. 전에도 말했듯이 러시아의 부분 동원령이 이미 끝났고 아직 더 이상 동원에 대한 움직임은 없다. 게다가 현재 전황은 솔레다르가 함락된 상황에서 바흐무트의 대접전은 러시아의 승리로 거의 굳어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79fcae9a-599a-4e32-b251-9d2f1c3a5828.jpeg
사진 : 왼쪽부터,안드레이(가명), 야샤르 쿠비예프, 블라디미르 마라크타예프가 1월 3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서 있다. 이들 3명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러시아 정부의 동원령을 피해 한국에 입국한 러시아인 5명 중 한 명이다. 이들 남성은 현재 한국 정부가 난민 신청을 거부한 뒤 공항 면세점 출국 라운지에 발이 묶여 있다. 사진출처 : 코리아타임스 심현철 기자


이미 1차 동원에서 추가 병력으로 승세를 굳히고 있는 상황에서 2차 동원의 움직임은 아직 없으며 러시아에 대해 줄곧 비난을 해오고 있는 서방 측에서도 2차 동원 이야기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그리고 푸틴 대통령 또한 더 이상의 동원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런 상황에 부분 동원령으로 인해 나와 있는 러시아인들을 귀국해 지금 몽골에는 동원령 당시의 인원에서 4분의 1 정도 줄었다고 한다. 몽골 뿐 아니라 내가 있었던 발트 3국에도 피난 와 있던 러시아인들은 거의 귀국했고 그 자리에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채워졌다. 한국 법무부의 난민 심사 거부로 부분 동원에 불응한 이들은 출국 대기실 구석에서 잠을 자고, 법무부가 제공하는 간편식으로 세 끼를 해결하며 출국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보도에 의하면 아침과 저녁에는 빵과 우유와 주스를 제공하고 있고 점심에는 기내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들은 낮에 공항 라운지를 산책하거나 책을 읽고, 또한 한국어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이들은 인천공항에서 노숙하는 홈리스, 미국 영화 터미널과 유사한 모습이라 보면 된다.


러시아 언론들은 '코리아 타임스'를 인용하여 동원령을 거부한 러시아인들의 인천공항 체류 모습을 전했다. Газета.ru와 라이프 등 러시아 언론들은 "한국 정부가 '동원 회피'에 대해 난민 지위 획득에 대한 근거가 아니기 때문에 망명 허가를 거부했다(Bласти Республики Корея отказали россиянам в предоставлении убежища, так как основанием для получения статуса беженца уклонение от мобилизации не является.)"라고 언급했으며 "한국은 전체 난민 신청의 1.3%만이 인정된다(B Южной Корее одобряют только 1,3% всех заявлений на предоставление убежища.)"고 이들이 노숙 생활을 하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또한 네덜란드 법무부 장관인 에릭 반데르부르크에 의하면 동원령을 피해 네덜란드에 온 러시아인들은 떠나야 한다고 언급한 사실을 거론하며 러시아인들에게 거취 결정을 압박하는 듯한 시각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인천공항에 체류하고 있는 러시아인들은 언제든지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그러면서 해외에 장기체류하고 있는 러시아 국민들에게는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며 당국인 준 혜택과 권리만 받고 책임을 도외시한 이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부분 동원령을 피해 183일(6개월) 이상 해외에 거주하는 러시아 인들에게 상당한 액수의 세금 고지서를 제출하는 법안이 최근 러시아 두마 의회에서 통과되었고 그러한 법적조치들이 이행되기 시작했으며 동원령을 피해 도주하다시피한 이들은 상당한 금액의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는 것을 주지했다. 

 

이러한 인천공항 체류의 러시아인들에 대한 존재는 지난 1월 29일 미국 CNN의 보도로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와 같은 러시아인들을 돕는 이종찬 변호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체류 러시아인들은 하루에 점심 한 끼만 제공받을 뿐, 나머지는 빵과 음료수로 때우고 있다며 의료 서비스를 접할 기회가 제한적인 데다, 불안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신건강에 대한 지원은 전무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또 난민심사 불회부 결정 취소 소송을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전쟁에 반대하는 병역 거부는 난민인정 사유가 된다며 적어도 난민심사를 받을 기회가 주어져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내 생각은 전혀 다르다. 인천공항에 체류한 러시아인들은 우크라이나 난민과 결이 다르다. 체류 러시아인들은 적당한 양의 현금을 가지고 있다. 애초부터 도주하면서 갖고 온 현금은 어차피 Swift 코드가 제재되어 활용이 불가능한 신용카드를 대체하고 있다. 


게다가 가스프롬뱅크와 제휴 중이거나 중국의 유니온페이, 알파뱅크와 제휴 중인 카드 딱지 붙어 있으면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러시아를 떠나 이들은 한국으로 바로 올 수 있는 비행기가 없기에 제3국을 거쳐서 와야 한다. 대부분 몽골이나 동남아시아를 환승해서 오는데 대개 한국으로 들어오는 비행편이 많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환승하는 경우가 많다.

 

 체류 러시아인들에게 하루에 점심 한 끼만 제공받을 뿐, 나머지는 빵과 음료수로 때우게 한 것만으로도 난민 자격 신청한 자들에게 최소한의 도리를 다했다고 본다. 난민들에게 황제급의 호화로운 대접을 해야 할수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인도주의적 차원으로 의료 서비스를 접할 기회가 제한적이라 보기에도 어려운게 공항마다 의무시설은 모두 갖추고 있고 대한민국 인천공항의 의무시설은 아주 훌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이들 또한 심한 외상을 입었을 경우, 가까운 병원으로 호송될 수 있다. 이러한 공항 내 의료 부분은 국제법으로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필히 제공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정신건강에 대한 지원은 본국에서 찾아야지 한국이 해줄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리고 병역 거부가 난민으로 인정될 부분이 어려울 수 있는게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이는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국제법도 아닌 해당 국가의 국가법 및 외교법, 행정법에 따라 개별적인 판단에 맞길 뿐, 반드시 이행되어야 한다는 강제성도 부여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병역도피의 러시아인들을 난민으로 보는 것은 해당 국가의 주권에 따라 달린 부분이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 

 

만약 31일, 오늘 벌어지는 최종판결에서 러시아인들이 난민으로 인정될 경우, 군 복무와 관련하여 이 사안을 민감하게 보는 우리한테도 분명 선례가 만들어 질 것이다. 18∼35세 사이의 모든 건강한 남자들이 의무적으로 군에서 복무해야 하는 우리 한국에서는 양심적 병역 거부나 대체복무제와 관련한 논란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실정이고 주적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상황에, 징병제라는 특수성이 있기에 향후 이를 악용할 가능성도 배제하면 안 된다. 

 

군대 가기 싫다고 다른 나라로 도망가 난민 신청할 수도 있기 때문이고 난민으로 가서 해외 생활을 즐긴 후, 36세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오면 이미 선례가 된 사례가 있기 때문에 병역기피로 처벌하기도 애매하다. 


이들 러시아인들의 운명은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려 있다. 이들이 시민단체 '난민 인권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아 법무부의 난민 심사 불회부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이 오늘 법원에서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난민 신청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날 때까지 국내에 체류할 수 있는 G1 비자를 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병역기피에 대한 선례가 만들어지고 이를 악용하여 병역을 기피하려는 자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만약 기각될 경우, 법적 절차에 따라 추방될 것으로 보인다. 나는 이들이 기각되어 러시아로 돌아가게 되기를 바란다. 괜히 이상한 선례 하나 만들어서 사회적 논란거리로 국민들을 피곤하게 하는 것보다 그 편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그리고 추가 징집이 없다 했으니 러시아로 돌아가도 별 문제 없을 것이다. 다음에 이들은 난민이 아닌 대한민국의 여행자로 들어와 좋은 여행을 만끽하고 돌아가길 바래본다.

전체댓글 0

  • 12623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인천공항에서 노숙하는 러시아 난민을 추방한 사건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